술자리의 딜렘마
2009/07/11 19:53 술을 끊은지 5년이 되어간다. 결단의 날 이후 단 한방울도 마시지 않았으니 음주문화는 나와 상관없는 남의 일이 되어버렸지만, 회사생활에서의 회식자리라는 것이 참 축축한 것임에도 나처럼 바삭바삭한 건조인(乾燥人)의 참여라는 것은 어쨌거나 달갑지 않은 것만은 사실일 것이다.
예전에는 술을 마시고난 후 어느정도 취한 기분으로 대화를 하거나 방백을 하였던 것 같은데, 술을 끊고 난 이후부터는 거의 멀쩡한 정신으로 타인들이 술에 취해 망가져가는 모습들을 지켜봐야하는 상황이 되었으니, 그 중에서 정신적으로 가장 멀쩡한 사람이 오히려 술을 마시지 않아 이상한 사람으로 취급받아야 하는 모순된 상황의 딜렘마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하긴, 물만 마시고 있기는 하지만, 물도 많이 마시다보면 배가 부르게 되어 머리가 혼탁해지며 정신이 몽롱해지고 몸이 둔해지면서 약간 기분이 좋아지는 경험을 하였던 것 같기도 하다. 물에 취해 웃고 떠들고 비틀거리다보면 굳이 술을 마시지 않아도 딜렘마에 빠지지 않게 된다는 것을 터특해버린 탓인지 물을 마실수록 나도 그들과 함께 취해가는 것 같기는 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