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정렬

2010/08/18 00:48
  오랫동안 쓰던 지갑의 모서리가 많이 낡아서, 새 지갑을 하나 사야겠다고 마음먹은 후 인터넷을 여기저기 돌아다녔다. 특정한 모델을 사겠다고 마음먹은 경우가 아니라면, 보통 개인적인 취향을 살려줄만한 분위기를 기준으로 잡고 그와 비슷한 물품들을 골라 색상정도가 마음에 들면 하나 구입하면 그만이다. 그러나 요즘의 쇼핑사이트에서는 가격정렬이라는 버튼이 있어서 구매의 기준이 다소 난해(?)해진 느낌을 많이 받는다.
 
  이것은 마치 뱀의 머리가 되느냐, 아니면 용의 꼬리가 되느냐의 단순한 논리로만은 접근할 수 없을 것 같은데, 쇼핑몰의 상품리스트를 동일 카테고리 안에서 높은 가격순으로 정렬을 하게되면, 내가 사고싶은 물품의 상류부류(?) 가운데 그나마 저렴한 것을 골라 어느정도의 명품을 마련했다는 가난한 기분을 낼 수 있을 것이고, 낮은 가격순으로 정렬을 하게되면 내가 사고싶은 물품의 하류부류(?) 가운데 조금 비싼 것을 골라 조금 돈을 아끼면서도 내구성이 좋은 것을 구입하였다는 뿌듯함을 느낄 수 있는 것이다.

  이리저리 필터링을 걸어보다가 내가 원하는 상품의 위치가 어느정도인지 가늠해본다. 딱 중간쯤... 아니면 바닥에서 40% 정도 되는 듯 하다. 브랜드네임도 나름 중요할 것이다. 고급브랜드의 가장 저가품도 아니고, 중저가 브랜드의 비싼 모델도 아닌, 특정 브랜드에서 딱 하나의 모델만 있는 교묘한(?) 위치의 상품을 찜해놓았다. 이리저리 신경이 쓰이지 않으면서도 어느정도 애정을 갖고선 사용할 수 있는 그런 녀석이다.

 도대체 쇼핑이란... 너무도 어려운 것이라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