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7/28 23:02
  어려서부터 무의식적으로 쌓인 잠재의식이라고 하기에 가장 적당한 말일듯 한데, 그 족보를 알 수 없는 '열등의식'이라는 것은, 내가 생각보다 못났다고 느끼는 것이 일종의 어떠한 제스쳐로 표현되어 나와 관계를 맺는 사람들의 연결고리속에 마치 세균처럼 달라붙게되는 것 같다. 결국 그러한 균열은 흠을 내고 녹을 만들어 손보지 않으면 상태가 악화되는 상황들을 연출하게 되는데, 일종의 사회생활이라는 것이 짧은 기억과 업무의 되풀이 속에서 회전하는 것이어서 그것과 맞물린 흉물의 곰팡이도 치료와 회복을 되풀이하며 덩달아 오랫동안 지속되는 것처럼 보이게 된다.
 
  나는 분노하지 않고 지내려고 한다. 적어도 다른사람에게 피해는 주지 않고 살아가고 있다. 유난히 그것에 집착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하거니와, 얻을 것이 없는 불필요한 분쟁을 극도로 꺼리기 때문이다. 쟁취해야할 것이 있다면 기꺼이 싸우겠지만, 사실 그것은 싸운다기보다는 말 그대로 쟁취하려고 노력하는 것일 뿐이다. 그러므로 나의 생활에 적어도 '다툼'이라는 단어는 없다.

  그러나 나는 수많은 다툼 속에 휘말려 살아간다. 상대방의 스트레스와 나의 인내가 조용히 격돌하는 필드에서 일상을 보내고 있다. 겉으로 보기에 나는 상대적으로 고요하므로 가끔은 스스로 움직일 수 없는 샌드백이 되어 모두가 나에게 화를 낼 수도 있겠지만, 가장 귀찮게 여겨지는 일중의 하나라고 한다면 당신들의 노여움과 분노가 배설되어지고 난 뒤에 찾아오는 그 적적한 분위기를 참아내는 것 정도이다. 적어도 '怒'의 당사자가 후회하거나 서먹해하지 않기만을 바랄 뿐 더이상의 자비는 여간해서는 생기지 않으므로 대부분의 상황이 차분하고 냉정하게 종결되는 편을 배척할 필요도 없는 것 같다. 당사자의 정신건강을 해치는 맹목적 분노도 개그프로의 애드리브처럼 한번 보고, 가볍게 피식 웃고 흘려버릴 뿐이다. 집에서건 회사에서건 조용히 다른사람들의 차갑고 뜨거운 주파수를 관찰한다는 것이 그리 재미있지 않은 일만은 아니라고 느껴질 정도이니까...

  그러나 나는 다시 내일과 일상을 반복하겠지... 제3자의 이해관계가 얽히지 않는 조용한 줄다리기에 힘을 보태가며 어느정도의 월급을 받고, 또 그것으로 아이가 커가는 행복을 느끼며 해와 달을 계속 맞이하겠지... 누구에게 물려받았는지 모를 유전적 열등의식과 의미없는 싸움을 하고 다시 채념하고를 반복하며 시간은 흘러가겠지... 신경쓰지말자, 휩쓸리지말자를 되뇌면서 더 큰 이득을 위해 작은 불편들을 감수해가는, 그러한 작은 삶을 연명해가겠지...